더 행복해지고 싶으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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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진호 기자
  • 승인 2024.02.19 09: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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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어루만지고 기록하는… ‘자기돌봄연구소 품다’
구나경 대표 “삶을 온전히 품어야 더 잘 살 수 있다”
자기돌봄연구소 품다 구나경 대표. 그는 “삶을 온전히 품어야 더 행복해진다”고 말했다. 사진=노진호 기자
자기돌봄연구소 품다 구나경 대표. 그는 “삶을 온전히 품어야 더 행복해진다”고 말했다. 사진=노진호 기자

한국농어촌공사 충남지역본부 옆, 충남교육청 건너편에 있는 국제아르페온 2차 1층(103호)에는 ‘자기돌봄연구소 품다(PUMDA)’가 있다. 더 행복한 삶을 원한다면, 한 번 들려봐도 좋은 곳이다.

고용노동부 예비사회적기업(제2023-77호)인 ‘자기돌봄연구소 품다(이하 품다)’는 타로·점성학 기반 네이탈 차트 상담, 자서전·편지·에세이 등 글쓰기 교육, 자서전 출판과 각종 아카이빙, 공간공유 서비스 등을 하고 있다. 품다를 운영하는 구나경 대표는 “자기돌봄 상담과 글쓰기, 아카이빙은 마음을 어루만지고 기록하는 일”이라고 소개했다.

품다는 지난해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의 사회적기업 육성 공모에 선정됐다. 이 사업은 지난해 3월부터 12월 31일까지 진행됐으며, 사무실 문을 연 건 4월 11일이다.

먼저 눈에 띈 건 일반 상담이 아닌 타로와 점성학 기반 네이탈 차트(Natal chart)를 통해 상담한다는 것이었다. 구나경 대표는 “네이탈 차트는 태어난 순간 천체의 모습으로 ‘운명의 시나리오’와 같다. 시나리오가 있어도 연기와 연출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큰 틀은 유지된다. 그게 바로 퍼스널리티”라며 “난 이 과정을 나를 위한 별별 상담을 위한 ‘전격 해체’라고 표현한다. 관계와 성향 등 나를 충분히 이해하면 남을 이해하는 것도 쉬워진다. 타로 카페의 점술이 아닌 자기돌봄의 도구”라고 강조했다.

품다는 지난해 봄 내포신도시에 자리 잡았지만, 그 시작은 더 거슬러 올라가야 했다. 구 대표는 “대학 출강(국어국문학 박사)을 하다 둘째 출산과 육아로 멈춰 섰다. 참 힘든 시기였다. 그 시간을 보내며 직업 전환을 결심하게 된 것”이라며 “10여년 전 타로를 처음 만난 건 우연이었지만, 많은 걸 배우고 큰 위로를 얻으며 인연임을 알게 됐다. 결혼 후 전남 진도에 살던 2019년 자기돌봄연구소 품다가 탄생했다. 비록 사무실도 없는 작은 출발이었지만, 인생을 바꾼 큰 사건이었다. 그러다 남편의 이직으로 2020년 3월 홍성으로 왔다”고 회고했다.

구 대표는 2020년 11월부터 이듬해 연말까지 청운대 사회서비스대학에서 성인 학습자들을 도왔다. 그는 “목원대학교 출강도 병행하느라 여유가 없었다. 품다 활동은 잠시 중단했지만, 청운대 사회서비스대학 이룸 클리닉 자서전 쓰기 수업 등을 통해 뜻은 이어갔다”며 “그러다 독립(사회적기업)을 결심했다. 사실 더 전부터 이어온 생각이었다. 지난해 사회적기업 육성 공모에 선정되지 않았어도 ‘품다’의 문은 열렸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록 인큐베이팅 과정에 있었지만, 2023년 품다는 의미 있는 기록을 남겼다.

우선 충남사회혁신센터 로컬혁신체계 구축사업 중 하나인 ‘로컬은 콩밭’을 통한 ‘이민자를 품다’를 꼽을 수 있다. 구 대표는 결혼과 일터 등을 이유로 삶의 터전을 바꾼 이주민 3명을 초대해 ‘이중언어 사진첩’을 만들었다. 그 주인공은 중국에서 온 장예지, 캄보디아 출신 앙나리, 베트남 사람 박지연 씨다.

구 대표는 “이전부터 유학생과 결혼이민자, 난민 등 디아스포라 아카이빙을 하고 있었다”며 “자서전을 만들 계획이었지만 현실적인 한계가 있었다. 하지만 사진첩으로 최대한 많은 걸 품으려 애썼다. 완성된 책은 참여자와 그 가족, 지인들에게 선물했다”고 말했다.

품다의 지난해 기록 중 ‘길에서 만나다’도 빼놓을 수 없다. 구 대표는 2023년 여름 내포문화숲길 홍성센터에서 자기돌봄 수업을 했고, 수강생 6명과 자신의 글로 책을 펴냈다. 구 대표는 ‘책을 선물하며’란 글을 통해 “자기돌봄 글쓰기를 통해, 미처 알아차리지 못한 내 감정을 마주하는 것이, 나의 삶을 돌아보는 것이 오늘, 여기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얼마나 필요한 일인지, 함께 한 분들은 이미 알고 있으리라 생각한다. 시인의 말처럼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지금의 내가 딱 좋은’ 그런 순간이었다”고 전했다.

더불어 품다는 지난해 연말 충남평생교육인재육성진흥원으로부터 공간공유 우수 표창을 받기도 했다. 구 대표는 “이 공간은 누구에게나 열려 있다. 소모임 같은 때 쓰실 수 있으니 많이 오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는 시니어 자서전 쓰기 강사 양성을 추진 중이고, 홈페이지(pumda.kr) 보완도 계획 중”이라고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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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으로 구나경 대표에게 ‘품다’의 의미를 물었다. 그는 “처음 타로를 배울 때 정한 닉네임이 ‘구루(Guru)’다. 정신적 스승이란 의미인데, 오만해 보일 수 있어도 그게 내 지향점”이라며 “내 이상을, 내가 살고 싶은 삶을 실현하는 게 ‘품다’이다. 누군가에 한 줄기 빛이 될 수 있다는 믿음을 지키며 노력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 지역과 우리를 위한 ‘품다’가 무엇인지도 물었다. 구 대표는 “사회적 외로움이 심각하다. 한 개인의 삶을 어루만져야 사회도 더 건강해진다고 생각한다. 삶을 온전히 품어야 더 행복해진다는 걸 알려주고 싶다”며 “그 시작은 자신을 인정하는 것이다. 자서전 쓰기 과정에서 일부러 상처를 드러내게 한다. 덮어두고 지운 것과 온전히 품은 건 다르다. 충분히 품어야 치유도 가능하다. 더 많은 사람이 그럴 수 있길 바란다. ‘자기돌봄연구소 품다’도 열심히 도울 것”이라고 전했다(상담·예약 문의=010-4871-7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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