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서 내포로 옮겨 … “공무원 단골들 제2의 구내식당”
‘정직·정성’ 초심 … “믿고 찾는 손님 배신할 수 없어”
내포신도시 근교의 세심천 건너 위치한 ‘장춘한식’은 예로부터 음식이 맛있기로 정평이 난 곳인데 이곳 대표의 사연에는 특별함이 있다.
장춘한식의 양영란 대표는 본디 예산 출신은 아니다. 그는 서울에서 옷장사를 하다가 딸이 충남대학교로 진학하자 대전으로 이사해 도청 앞에서 요식업을 시작했다. 13년여 동안 이어진 타지생활. 텃세도 입소문도 그에게는 장애물이 되지 못했다. ‘내 식구 먹일 음식 만든다’는 마음가짐 때문.
음식에 담긴 정성 때문이었을까? 도청과 경찰청 사람들이 인산인해를 이뤘다. 도청이 옮겨간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는 자식 홀로 타향으로 떠나보내는 어머니의 마음이었다고. 2013년 12월 지금의 자리로 옮겨와 가게를 이어가고 있다. 정 들었던 도청 식구들이 떠나갔지만 가게를 접고 따라가기는 쉽지 않았을텐데 그의 결정은 도청이전 선발대로 옮겨갔던 친한 도청 공무원들의 말 때문이었다.
초창기 옮겨갔던 공무원들이 업무차 대전을 방문하면 노상 가게를 찾아 “거기는 먹을 데가 없어. 양 대표님 꼭 와야 돼!” 하며 꾀어냈단다.
그렇게 오게 된 낯선 땅이었지만 도청, 경찰청, 교육청에서 낯익은 손님들이 반갑게 찾아왔고, 즐거운 마음으로 영업을 이어갈 수 있었다고 양 대표가 회상했다.
그러나 자리를 잡고 기지개를 켜려던 찰나 ‘세월호 참사’라는 국가적 비극과 이듬해 찾아온 메르스의 여파로 공직사회의 발길이 뚝 끊겨 당시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고.
이제 조금 볕들 날이 찾아오나 싶던 찰나 찾아온 코로나19는 시름을 깊게 만들었다. 다인실 구조로 되어있는 가게 특성상 인원제한 때문에 합석이 어려워 손님을 거의 받지 못하고 3년 간 정말 고생을 많이 했다며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장사를 그만둬야 하나’ 하는 생각도 많이 하며 고된 나날을 보냈었지만 요즘은 다시 가게를 찾는 손님들의 발길이 이어져 조금 많이 나아졌다는 소식을 전했다.
‘우리가 열심히 일하다 보면 언젠가는 인정받겠지 하는 마음뿐’이라며 “여태까지 살면서 누구를 속여본 적도 없고 열심히 장사만 하고 살았다. 나이도 들었으니 ‘베푼다’는 마음을 갖고 살지 옹색하게는 살고 싶진 않다”는 다짐을 밝혔다.
이어 “장사는 오래 하다 보면 단골이 생기기 마련”이라며 “단골손님들이 다른 손님을 모시고 올 때 ‘더 잘해야 되겠다’ 하는 마음에 열심히 사는 것 같다”고 말하는 양 대표. “우리 가게는 언제나 열려 있는 사랑방 같은 존재”라고 부연했다.
‘내 가족이 먹을 음식을 만들어서 내놓는다’는 마음가짐으로 손님들께 음식을 제공한다는 양 대표. 이런 마음이 없으면 음식 장사는 하기 힘들고, 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한다.
양 대표는 매주 일요일 정기휴일을 제외하고는 단 한 번도 가게 문을 닫은적이 없다고 자부했다. 그가 매일 문을 열어두는 것은 “몇 분이든 어쩌다 하루더라도 이곳을 찾았을 때 문이 닫혀있다면 “어머 이 집 문 닫았네”하며 실망하고 돌아가시잖아요. 그래서 코로나19로 장사 안 될 때도 가게 문을 닫은 적이 한 번도 없어요”라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손님과의 신뢰를 최우선의 가치로 여기는 양 대표. “건강이 허락하는 한 맛있는 음식 손님들한테 내어드리면서 열심히 살아갈 계획”이라며 앞으로의 목표를 전했다.
추운 겨울, 뜨끈한 온천물에서 목욕재계 후 찾는 ‘엄마 손맛의 한정식’이야말로 더할 나위 없는 휴양이 아닐까?
▲주소 : 예산군 삽교읍 수암산로 253
▲운영시간 : 월~토 오전 11시 30분~오후 9시(14:30~17:30 브레이크 타임, 매주 일요일 휴무)
▲대표번호(예약문의) : 041-337-38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