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금 안 주려… 공공기관 꼼수에 ‘공분’
퇴직금 안 주려… 공공기관 꼼수에 ‘공분’
  • 이건주 기자
  • 승인 2024.02.05 09: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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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보건환경연구원, 환경미화원 채용 ‘물의’
1월 1일 아닌 2일 계약해 퇴직금 지급 안 해
뒤늦게 “지급할 것”… 당사자는 “참담하다”
홍성군 홍북읍 홍예공원로 8번지에 있는 충남보건환경연구원. 사진=이건주 기자

충남도 직속 기관인 충남보건환경연구원(이하 연구원)의 ‘꼼수’가 드러나 공분을 사고 있다.

내포뉴스는 ‘좀처럼 이해되지 않는다’는 의문의 소문을 접하고 취재를 시작했다. 그 내용은 계약직에게 퇴직금을 주지 않기 위해 하루 늦게 계약했다는 것이었다.

지난 1월 30일 연구원에 확인해보니 소문은 사실이었다. 연구원은 지난해 환경미화원을 채용하면서 하루를 빼기 위해 1월 1일이 아닌 1월 2일 자로 계약했다. 해당 환경미화원은 신정 공휴일 다음 날인 1월 2일부터 12월 31일까지 일했다. 연구원은 ‘계획대로’ 퇴직금을 주지 않았고, 예산 탓을 들며 재계약도 하지 않았다.

연구원은 애초 재계약 의사가 없었다. 재계약해 2년 이상 근무하면 공무직으로 전환해야 해서 1년을 다 채우지 않으려 계약을 하루 늦춘 것이다. 당시 계약업무를 담당했던 운영지원과 시설관리팀장은 현재 육아휴직 중이다. 업무를 대신하고 있는 주무관은 “충남도 지침상 법적 분쟁을 방지하기 위해 기간제 채용을 1년 미만으로 하라는 내용이 있다”며 “환경미화직은 1년은 거의 없다”고 밝혔다. 연구원은 해당 환경미화원과 재계약 없이 지난 1월 10일 10개월 채용 공고를 냈다.

소문 속 피해자인 환경미화원 A씨(60)는 다시 원서를 냈지만 차점자로 채용되지 못했다. 이번 공고에는 7명이 접수해 6명이 면접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다 1등으로 합격한 사람이 근무를 포기하면서 A씨가 채용됐다. 그는 1월 30일 통보를 받고 10개월 계약 후 2월 1일 자로 근무를 시작했다.

취재가 시작된 후 연구원은 뒤늦게 퇴직금 지급을 결정했다. 연구원 측은 “이런 일은 처음”이라며 “취재 후 고문 변호사에 물어보니 앞뒤 공휴일이 있으면 산입해 적용해야 한다고 들었다. 공평하지 못했던 것 같다. 앞으로는 더 세세히 살피겠다”고 해명했다. 추후 취재 결과 퇴직금은 2월 1일 지급된 것으로 확인됐다.

당사자인 A씨는 31일 퇴직금을 받게 됐다는 소식에도 “담당 공무원이 몰랐던 것 같다”며 “법으로 따지거나 문제 삼지 않으려고 했는데, 오히려 너무 미안하다”고 말했다. 이어 “가족에게 하소연한 것이 이렇게 됐다. 이런 것들은 권리를 찾는 게 아니라 개월 수만 줄이는 결과를 만든다. 참담하고 마음이 아프다”고 더했다.

연구원이 뒤늦게 바로잡았지만 주민들은 분노했다. 주민 B씨는 “공무원 보신주의가 낳은 결과”라며 “피해 안 보려고 머리를 쓴 것 같다”고 비판했다. 주민 C씨는 “사기업도 아니고 모범을 보여야 할 공기관에서 세금으로 돈 주면서 그렇게까지 했어야 했냐”며 “이런 일이 생겨 앞뒤 한 달씩을 짤라 10개월로 줄여 공고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충남도의회 복지환경위원회 김응규 위원장은 “도청 전체 계약직에 관한 문제”라며 “공공기관의 편의성 위주로 계약을 한다는 것은 잘못된 것 같다. 공공기관 산하 종사자 등이 일방적으로 불합리한 계약을 하고 있지는 않나 살펴봐야 할 것 같다. 의회에서도 제도적인 문제에 관심을 가져야 할 것 같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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