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학년 정은이 “보컬·댄스·악기 다 무료로… 꿈은 교수”
1학년 서령이 “수업 만족, 실력 늘어… 아이돌 될 것”
5개 전공… 박소현 교사 “K-POP 전반적인 내용 교육”
2020년 3월 1일 개교한 한국K-POP고등학교(교장 박병규·이하 한국K-POP고)는 ‘실력과 인성을 겸비한 창의적인 글로벌 K-POP 인재’를 키우는 문화예술계열 특성화고이다. 이 학교는 K-POP 공연예술학과 2학급 5개 전공(댄스·댄스보컬·보컬·랩·미디)으로 나눠 운영된다.
한국K-POP고는 5월 인도네시아와 일본, 11월 독일 등 올해만 여러 차례 지역을 대표해 해외 무대에 섰고, 7월에는 캐나다 한국교육원 재학생 16명을 초청해 교류 프로그램도 진행했다. 더불어 제5회 필락 청소년 축제와 제3회 충청남도 독립운동가 추모·선양 문화제 등 지역의 크고 작은 행사를 빛내고 있다.
대전하면 성심당 빵을 가장 많이 떠올리지만, 카이스트도 분명 그 지역을 대표하는 것 중 하나다. 물론 규모도 목적도 다르지만, 홍성군 광천읍에 자리한 한국K-POP고 역시 충남을 대표하는 곳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내포뉴스는 그곳을 더 잘 알기 위해, 조금 더 알리기 위해 구성원들을 만나봤다.
한국K-POP고를 찾아 처음 마주한 건 이곳에서의 유종의 미를 준비 중인 3학년 김정은 학생(댄스보컬 전공)이었다. 정은이는 자동차로 3시간이 넘게 걸리는 경남 창녕군에서 꿈을 찾아 이곳까지 왔다.
정은이는 “중3 때부터 춤을 좋아했다. K-POP을 제대로 배우고 싶어 이곳저곳 찾아보던 중 이 학교를 알게 됐다”며 “춤은 나를 표현할 수 있어 좋아한다. 무대에서 환호성을 들을 때면 정말 뿌듯하다”고 말했다.
정은이는 자신의 선택에 만족하고 있었다. 그는 “한국K-POP고는 혜택이 정말 많다. 보컬과 댄스, 악기 다 무료로 배울 수 있다. 다양한 공연을 볼 기회도 있었다”며 “3학년 댄스보컬 전공의 경우 주1회 1대 1 개인 보컬 레슨을 받고, 댄스는 락킹·걸스힙합·재즈·비보이·터팅 등 5개 장르를 배운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곳에 온 덕분에 3년간 사교육 없이 대학에 갈 수 있었다”고 더했다.
정은이는 동아방송예술대학교 K-POP학과 진학이 확정됐다. 수시로 5개 대학의 합격 소식을 받고 고민 끝에 결정했다고 한다. 이제 곧 새로운 무대로 떠나지만, 이 지역과 학교는 기억에 오래 남겨질 것 같았다.
정은이는 “지난해 홍주문예회관에서 열린 정기공연과 올해 아산FC 축하공연, 특성화고 취업박람회 공연 등은 잊을 수 없을 것 같다”며 “나를 위해 곡을 써준 미디 전공 정예솔, 늘 내 부족함을 채워준 댄스 전공 함보윤·김수연·박은혜·윤수연 등의 친구들에게 고맙단 말을 하고 싶다”고 전했다. 이어 “대학원까지 공부해 K-POP학과 교수가 되는 게 내 꿈”이라고 덧붙였다.
정은이가 더 큰 무대를 준비 중이라면, 다음으로 만난 박서령 학생(1학년 댄스보컬 전공)은 이 무대의 주인공이 되려는 중이다. 서령이는 정은 선배보다 더 먼 제주도에서 왔다.
서령이는 “초등학교 때부터 댄스 학원에 다녔다. 중학교 땐 ‘퀸즈’란 댄스 동아리도 만들어 활동했다”며 “한국K-POP고에 오니 새로운 경험이 계속이고, 새롭게 얻는 것도 참 많다. 수업도 만족스럽고, 실력도 좋아진 것 같다”고 자신했다. 이어 “신입생 발표회에서 청하의 ‘스파클링’으로 무대에 섰던 게 기억에 남는다”고 더했다.
서령이는 아이돌을 꿈꾸고 있다. 꾸준히 오디션도 준비 중이라고 한다. 그는 “아이돌이 되려고 이 학교에 왔고, 소속사에 들어가기 위한 노력도 하고 있다”며 “가장 원하는 곳은 JYP고, 롤모델은 오마이걸 유아”라고 말했다.
무대에 서는 정은이와 서령이에 이어 무대 뒤에서 함께하는 박소현 선생님(27)도 만났다. 박 선생님은 2022년 3월 이 학교에 합류했다. 그는 “서울에서 입시 발레를 가르쳤다. 그러던 중 고교 은사님이 한국K-POP고를 추천했다”며 “1학년 교과 과정에 발레가 있다. 또 전반적인 댄스 수업도 관리한다”고 설명했다.
이곳에서 2년 정도를 보낸 박 선생님에게 이 학교의 장점을 물었다. 그는 “이곳은 전국 최초의 K-POP 전문학교다. 단순히 춤과 노래뿐만이 아니라 K-POP 관련 사업의 전반적인 내용을 배울 수 있다”며 “일반교과와 전공교과 비율은 3대 7 정도”라고 답했다. 이어 “수업료가 무료라 부담이 적은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장점”이라고 부연했다.
기억에 남는 제자를 묻자 한참 고민하던 박 선생님은 “내가 가르친 학생은 다 기억에 남지만, 댄스 전공 손유진 학생이 떠오른다”며 “지난해 함께 입시를 준비했다. 사교육 하나 안 받고 나랑 지지고 볶고 했다. 많이 울기도 했다. 백제예술대에 진학해 해피엔딩이 돼 다행”이라며 미소 지었다.
한편 한국K-POP고등학교는 2024학년도 신입생을 모집한다. 원서 접수는 12월 4~5일, 실기는 12월 6~7일이며, 합격자 발표는 같은 달 8일이다. 총 40명(체육특기자 12명 제외)을 선발하며, 세부 전공별 인원은 실기전형 종료 후 한국K-POP고 입학전형관리위원회에서 결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