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부농협-천수만 RPC 논란… 쟁점은 대출
서부농협-천수만 RPC 논란… 쟁점은 대출
  • 이건주 기자
  • 승인 2023.11.13 09: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전 조합장 “양측 간 ‘이행계약서’… 대출 아니란 증거”
현 조합장 “벼 원물 확보 대금이지만 정책자금 대출”
최근 ‘억소리’나는 논란에 휩싸인 홍성 서부농협. 사진=이건주 기자
최근 ‘억소리’나는 논란에 휩싸인 홍성 서부농협. 사진=이건주 기자

홍성 서부농협과 천수만 RPC 관련 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2022년산 산물벼 매입 자금인 93억원과 2021년산 34억원 등 ‘127억원의 정체’가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대출이냐, 아니냐’를 두고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는 것. ▷본보 홈페이지 10월 23·24일 보도

서부농협은 개인 미곡종합처리장인 천수만 RPC에 벼를 보관해왔다. 서부농협 전 조합장 A씨에 따르면 서부농협의 조합원 산물벼 매입은 ‘수탁 수매’ 방식이다. 이는 정부와 농협중앙회의 저리 융자를 서부농협에서 관리하면서 벼 매입 시 조합원 통장으로 직접 입금해지고, 수매한 벼는 천수만 RPC에 보관하는 방식이다. 서부농협에 확인 결과 ‘벼 매입 대행’을 하는 것이다. 천수만 RPC 확인 결과 벼 보관 수수료는 받지 않았다고 한다. 도정료를 받기 때문에 따로 보관료는 없다는 설명이다.

전 조합장 A씨는 “수탁 수매 방식은 대출 성격은 아니다”라며 “재무재표상 그렇게 큰 금액을 대출해줄 수가 없다. 만약 대출 형식이라면 관련 증서를 공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서부농협과 천수만 RPC 간에는 ‘이행계약서’가 존재한다. 이행계약서가 있다는 자체가 대출이 아니라는 의미”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서부농협 현 조합장은 “문제가 된 돈이 벼 원물 확보 대금인 것은 맞지만, 천수만 RPC에는 정책자금 대출로 나간 것”이라며 “대출”이라고 단언했다.

서부농협 전·현 조합장이 다르게 해석한 ‘대출 여부’에 대해 확인하기 위해 전무 B씨에게 연락을 시도했지만, 입장을 들을 수는 없었다.

최근 서부농협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조합원 등 관계자들은 농협의 관리 책임을 지적하고 있다. 비록 천수만 RPC가 일부 금액 상환을 약속했지만, 대표의 사망으로 확신할 수 없다는 것이다. 또한 100억원 이상의 손실이 발생한 상황에서 그에 상응하는 현금이나 벼가 있어야 하는데 모두 없다는 건 분명 문제라는 것이다.

조합원 C씨는 “서부농협은 사들인 벼를 RPC 창고에 봉인하고 출고할 때는 직접 가서 관리하게 돼 있다”며 “100억 이상의 손실이 난 상황에 돈도 벼도 없다면 책임은 어디에 있겠나”라고 따져 물었다.

이번 논란이 불거진 후 서부농협 총괄책임자가 극단적 선택을 하기도 했다.

조합원 D씨는 “대출이라면 책임자가 왜 그런 선택을 했겠느냐”라며 “대출이라면 보증보험을 들 필요도 없다”고 말했다. 이어 “조합장이 대출이라고 주장하는 이유는 대선충당금으로 손실을 메울 수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지역사회에서도 쓴소리가 나왔다. 주민 E씨는 “사업이 끝났음에도 제대로 안 됐다는 것 자체가 문제”라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은 “서부농협 사태는 이해가 안 된다. 극단적 선택을 한 책임자가 여러 번 사표를 제출했다는 이야기도 들었다”고 전했다.

한편 지난 7일 서부농협 이사진 일부는 ‘긴급이사회’를 요청했지만 받아들여 지지 않았다. 이들은 “감사에게 긴급이사회를 요청할 방침이며, 이도 받아들여 지지 않으면 연명서를 받아 고발장을 제출할 것”이라고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